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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혼자와 무리.

hanlee.com 2011. 10. 14. 02:51
에구
계획했던대로 좀 여유롭게 생각할 시간을 갖지는 못했어요.

좋은 날씨에 야외를 거닐고 있으니
아주 좋기는 했어요.
태양이 뜨겁기는 했지만 간간히 부는 바람에 연도 날리고.
(역시 날이 저물즈음에 바람이 세더군요.)
분단의 현실이 고스란히 보이는 임진각에서
끊어진 다리와 철길 철마 임진강철교를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건너편, 빤히 눈앞에 보이는데 가 볼 수 없는 세상.

인생사에서 만져 볼 수 없는 것들에는
늘 호기심이 발동하고 넘어가고 싶어집니다.
판도라의 상자예요.
저는 호기심이 월등히 많은터라
가능하면 꼭 넘어가봐야해요.

철책선을 넘어 건너가 저 너머 숲길에서 이 쪽 편을 바라보는 기분은 또 어떨까요.

넘어가보지않고는 몰라서 넘어가면
또 어느새 다시 건너오고 싶어지죠.

그게 사람의 묘한 심리죠.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순간 다시 되돌려놓고 싶죠.

그래서 중간 지대인 DMZ가 소중한 중립지대인데
이런 중간지대는 언젠가는 사라질 수 있기에
이쪽이든 저쪽이든 명확하게
결정해야할 때가 반드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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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들이 좋았는데요
한가지, 생각을 많이 못했어요.
좀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살고 싶어요.

오늘 오랜만에 회사분들과 우루루 같이 있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하 이제 혼자 있는게 편해져버렸어..."

아니, 마음맞는 한두명정도는 괜찮아요. 혼자있는거랑 별반 다르지 않으니.

다른 사람이랑 같이 있다보면
계속 배려하느라 처절하게 신경쓰는 제 자신이 싫어서 오늘 나들이때는 아예 맘편히 혼자 다녔어요.

그래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하는게 맞는데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 관계를 튼 사람들 중에
아직까지도 저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당췌 구분이 힘든 사람들을 가끔씩
만나다보니
누구나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조금 흔들리고 있어요.
인생 대부분이 그런 확신으로 가득차 있는데 말이죠.

싫어해 라는 말을 들은 적은 단한번도 없는데
애매한 사람들을 볼때마다
차라리 싫으면 싫다고 명확하게 전달받는게 더 나아요.
그냥 그 뭐같은 관계를 끊어버리거나
제가 고치거나 하면 돼죠.

안타까운건
제가 잘 되고 있을때는 저와 관계를 틀려고 하고 저를 찾는 사람이 있는데
그 반대의 경우엔 모든게 뚝 끊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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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시간이 조금만 더 빨리 지나가길.
조금 바쁘게 살면 될 것 같은데.
저와 함께 바쁘게 사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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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최근 두가지 살짝 참 쓴웃음짓게 만드는
참 싫은 일이 있었습니다.

첫번째. ----------
함께 생각한 얘긴데 자기혼자 생각한 것처럼 얘기를 꺼낼때.

제가 기억하는 한, 저는 결코 그러지않습니다. 저의 지켜야할 고집과 완벽하게 위배되는 행동입니다.

뭐 굳이 그 공을 나도 받겠다는 욕심때문이 아니라
이건 억울한 거잖아요.

함께 얘기한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히 얘기하고 100% 내 생각이 아닌건 명확히 아니라고 합니다. '누구누구랑 얘기하면서 나온 건데요..' 이렇게 반드시 생각의 근원에 대한 출처를 명확히 합니다.

근데 어떤 이는 안 그런 사람이 있더군요. 혼자 생각해서 자기의 생각인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합니다. 저는 그 자리서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정이 뚝 떨어졌어요. 그런 사람 정말 밥맛이예요. 관계를 서서히 끊기로 마음먹었어요. 웃겨요 아주.

두번째. ----------
분명히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바꾼다고 명확히 통보를 하고 상대도 알아들었음을 저한테 정확히 얘기를 해주었는데, 후에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난 바꾼줄 몰랐다. 난 예전에 들었던대로 해서 이렇게 해버린거다. (내 실수가 아니다.)' 라고 얘기를 해서, 그 순간 내가 바보가 되는. 머 같은 상황.
늘 말씀드리지만, 오해는 아주 싫어라하는데 저런 상황 생기면 속이 확 뒤집어져요. 녹음이라도 했어야됐나 싶은.
실컷 통보했더니 통보 받은 적이 없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버리면

나는 뭐가 돼나.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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