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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lee.com 2011. 12. 31. 17:38
위기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인상적이고 공감이 됩니다.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현주류 세대와 주류가 될 세대처럼 살아봐야
필요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기본은 세계라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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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30/2011123002229.html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롱테일의 경제학'과 '공짜 경제학(Free)'을 쓴 크리스 앤더슨(미국 IT 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은 21세기 최고의 기업으로 미국 검색업체 '구글'과 한국 온라인 게임 업체 '넥슨'을 꼽았다. 그는 넥슨을 "무료(Free)로 상품(게임)을 나눠주고 충성 고객 일부가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도록 만드는 21세기형 '프리미엄'(Freemium·Free+Premium) 사업 모델을 세계 최초로 만든 기업"이라 말했다.

넥슨은 2011년 매출 1조2600억원에 영업이익 5500억원(잠정집계치)을 거둔 초우량기업이다.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이 64%에 달한다. 이런 넥슨이 지난 12월 14일 일본 증시에 상장했다. 회사 시가총액은 약 8조원. 창업자인 김정주 대표의 지분평가액은 약 3조원이다. 수년간 공식 인터뷰를 피해 온 김정주 NXC(옛 넥슨홀딩스) 대표와 성탄절인 12월 25일 제주도 한라산에 올랐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5시간 동안 산을 타며 이야기를 들었다.


▲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는 2009년부터 제주도에 살고 있다. 그는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한라산에 오르는 길에“곧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태블릿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젊은 창업자가 대거 등장해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현 객원기자 grapher@chosun.com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시대의 흐름을 탔다. 처음 게임을 만들었을 때 소니·닌텐도 같은 콘솔 업체가 만든 게임을 보며 절망했다. 몇명이 모여 뚝딱 만든 우리 게임과 수백억원을 들여 수천명이 만든 게임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소니 게임기 대신 PC를 붙잡고 인터넷을 했다. 온라인 게임이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력보다는 시대가 우리 쪽으로 흘렀다."

―최고의 실적을 내는 상황인데 위기를 생각해 본 적은 있나.

"매일 두려워 잠이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PC를 외면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열광한다.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확 줄었다. 아무리 좋은 게임을 만들어도 시대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나와 넥슨 가족이 잘하는 일은 PC 앞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스마트폰·태블릿용 게임을 잘 만들 수는 없다. 10여 년 전 소니가 했던 고민을 지금 우리가 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은.

"PC는 노인들이나 쓰는 물건이라 생각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들고 사는 어린 친구들이 있다. 그들이 곧 넥슨을 무너뜨릴 회사를 만들 것이다. 싸워 이길 방법은 있다. 회사에 가서 직원 3000명의 PC를 다 빼앗아 버리고 스마트폰, 태블릿만 쓰게 하면 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살아남으려면 가진 것을 다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대로 가면 진다는 것을 직감하는 순간이 있다. 회사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를 가지고 만든 인형을 판다. 이 사업 활성화를 위한 회의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요즘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앵그리버드란 게임의 캐릭터 인형이 집에 있더라. 웃음이 나왔다. 뾰족한 답이 없다. 내 DNA는 PC·인터넷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극복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당연히 미래 전략을 세울 수도 없다. 그래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신중히 보고 있으면 답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아니면 답을 내 놓을 사람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일단 버티는 거다. 버티면 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그래서 회사 경영이 즐겁다. 도무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 /이종현 객원기자 grapher@chosun.com
―언제 위기가 올 것으로 보는가?

"당장 내년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30년 걸려 오늘의 애플을 만들고 갔다. 넥슨은 지금 위치까지 올라오는 데 15년이 걸렸다. 페이스북은 5년이다. 앞으로 이 주기는 더 짧아진다. PC시대가 열렸다고 했을 때 한국 PC 사용자는 10만명이었다. 인터넷 시대는 100만명으로 시작했다. 2011년이 스마트 시대 원년인데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자는 이미 2000만명이다."

―존경하는 다른 기업이 있나.

"과거 김우중 회장 시절 대우그룹이다. 우리는 예전 대우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움직인다. 대우가 세계경영을 외칠 때 품질이 좋은 제품을 가지고 세계로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무엇이든 팔았다. 우리가 그렇다. 초창기부터 세계로 나갔다. 게임을 사라고 무조건 들이밀었다. 안 산다고 하면 다른 게임 내밀며 이걸 사라고 졸랐다. 우리 게임이 최고는 아니지만 일단 도전했고 성과가 났다. 대우 정신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했다. 대우에 경의를 표한다."

―한때 벤처 창업이 봇물을 이뤘지만 요즘은 창업이 없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아까 이야기한 시대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이제 곧 누군가 전엔 상상도 못했던 것을 만들 것이다. 또 누군가 그런 것을 만들면 그 아래 후배와 주변 쓸만한 선배들이 그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나, 이해진 NHN 창업자, 카카오톡 최대주주 김범수 사장,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창업자는 모두 86학번으로 인터넷이란 시대 흐름을 탔다. 우리는 쓸만한 선후배들을 다 빨아 들였다. 한동안 창업이 뜸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곧 스마트·SNS(인맥관리서비스)란 흐름을 타고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온다. 우리 시대엔 쉽게 한국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 SNS용 서비스를 만들면 즉시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할 수 있다. 우리는 한국의 인재와 돈을 빨아 들였지만 이제 곧 세계의 인재와 돈을 끌어모을 기업이 등장한다."

―KAIST에서 창업 강의를 했다.

"후배들에게 '너희는 놀아도 취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취직해서 돈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수천명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부추겼다. 성공인 듯하다. 수강생 가운데 당장 창업하겠다는 팀이 2개 나왔다. 학생들에게 기능적으로 뛰어난 사람보다는 오래 같이 즐겁게 일할 사람과 같이 창업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창업 후 빨리 회사를 팔 생각이면 실력이 뛰어난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길게 본다면 다르다."

―은둔의 경영자라 불린다. 심지어 회사에도 안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2007년 오랜만에 회사에 갔더니 수위가 '외부인 출입금지'라며 붙잡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 말이 돌았다. 아주 많은 회사와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지분이 100%인 회사도 있고, 지분이 70%, 10%, 심지어 0%인 회사도 있다. 넥슨은 지분이 70%인 회사다. 서울 강남에 있는 넥슨 사무실에 잘 안 가는 이유는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지만 경영진에게 맡기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과거엔 싸운 적도 많은데 나중에 보면 경영진 이야기가 맞는 경우가 더 많았다. 반대로 지분이 0%인 회사에 일년에 10번 이상 가기도 한다. 향후 넥슨의 미래에 중요한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수할 수도 있고 그 회사가 만든 것을 우리가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런 관계 있는 회사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꼭 사고 싶어 몇 년째 팔라고 조르고 있는 회사도 있고, 미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 놓은 회사도 있다. 1년에 3분의 1은 해외에서 보낸다. 사무실에 가야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당대에 자수성가한 사람 중 가장 큰돈을 벌었다. 돈이 많아지면 무엇이 달라지나.

"재산이 100억원에서 1000억원, 1조원으로 늘어도 생활은 예전과 같다. 상장해서 재산이 얼마란 말이 돌지만 집에 가져간 돈은 없다. 최근 집에 누군가를 초청해 와인을 한 잔 먹었는데 와인잔이 참 좋다며 어디서 샀느냐고 물었다. 무슨 명품을 생각했겠지만 대답은 이마트였다. 아내는 전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장을 봐 음식을 한다. 제주도 땅값이 싸서 강남 30~40평대 아파트 가격에 넓은 집에 살고 있다. 회사가 커지면서 달라진 것은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 규모다. 전엔 생각 못했던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다."

―청소년 게임 중독이 사회 문제다.

"우리 게임 때문에 문제가 자주 생겨 나도 가슴이 아프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오히려 묻고 싶다."

☞김정주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김정주 NXC 대표는 이 시대 가장 성공한 프로그래머 가운데 한 명으로 불린다. 1990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당시 김정주 대표의 룸메이트가 이해진 NHN 창업자다.

KAIST 재학 시절부터 게임을 만들기 시작해 1994년엔 넥슨을 창업하고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내놓았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동시에 움직이는 화면을 보면서 게임을 한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못했던 시기다.

이후 넥슨이 내놓은 메이플스토리·비앤비·던전앤파이터 등 온라인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김 대표는 스스로 창업해 당대에 돈을 가장 많이 번 인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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