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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book

하늘이 자주 울음터뜨리는 날들

hanlee.com 2011. 7. 8. 22:10


하늘이 매일매일
연신
자주
울음을 터뜨리는 날들
내 마음도
연신
울음망울을 떠 뜨릴까 말까 망설이고.

예민한 감수성때문일수도 있고
여러가지 결정해야할 일들과 나를 감싼 각종 이슈들 때문일수도 있고
한낱 아무 쓰잘데기없는 생각이어서 일수도 있고.

하늘에서 비가 오는건 여러가지 날씨 타입중에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닌데
다만
한손엔 우산을 쥐어야한다는 사실이 좀 귀찮을 뿐이고.

맨발로 나 다니면서 기분 상쾌하게 전환해주고
맨발 젖으면 따끈한 방바닥 위에서나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보송보송 다시 말려주고
지금처럼 따끈한 내 맥북프로 왼편 윗쪽을 쓰다듬고 있으면
에어컨 바람에 차가워진 손끝도 어느새 따끈해지고.

하나님은 비를 내리시면서
나에게 어떤걸 기대하실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하고.

계속 니 생각이 나.라고 노래부르는 이 후렴가사를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난 계속 누구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 난 계속 뭘 생각하고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게 되고.

아까 지나오다본 라퍼쿠션 애들의 신나는 타악기 연주와
그 주변에 모여서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홍대앞거리에서의 내 연주의 가능성과 대중성을 한껏 재 보면서
돌아오는길에 차 트렁크에 계속 쉬고 있는
기타 앰프를 한번 슥 쳐다보게 되고.

언젠가 곡이 준비되면 한번 퍼포먼스를 선 보이리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아!고.

사실 노래 실력이 괜찮은지,
아니, 괜찮은거 같은데 대중이 좋아할런지 모르는 마당에
과연 홀로 거리공연이 얼마나 좋은 쇼일까 한번더 생각해보게 되고.

왜냐면 요즘엔 대단한 사람이 무척이나 많거든.
이라고 되새기고 되새기고.

받는것 만큼 주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은
나를 늘 자책하고 자책하고

그만큼 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은
나를 언제 내치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 되고

그게 결코 겸손이 아님도 알고 있고

내일도 비가 올지 모르는데
아이들이랑 어딜 좀 다녀와볼까 고심하게 되고

비오는데
바닷가에나 또 가볼까 생각해보는건
바보같은 생각일거 같은 생각이 들고.

여튼
수천만가지 단편영화들이 머릿속을 휙휙휙 지나가는
비오는날. 음악 좀 크게 틀어놓고 쉬어가고 싶고.

안타깝게도 그렇게 해볼만한 공간이 없다는것이고.
그래서 그런 공간하나 만들어야지 싶은 깊은 생각이 들고.

문득.
지금 왜 갑자기 이런 긴 글을 쓰고 있나 싶은
별 희안한 생각이 휘몰아치고.

오호!
고.

2011년 7월 8일 금요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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