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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book

바다의 밤

hanlee.com 2011. 5. 13. 00:32

2011년 5월 13일 새벽 0시.

밤바다를 보고있다.
마치 일출의 해처럼 바다 정중앙 정면에 둥실떠있는 반달.
하얀빛을 바다수면에 환하게 흩어놓았다. 정말 인상적.
영화속 장면처럼 보이는. 아주 현실성없어보이는 장면이 눈앞에.

* 저 사진은 말고. 그냥 달려간곳이라 카메라를 못 챙긴게 정말 아쉬움.
  정말 달빛이 환하게 드리운 밤바다는 말로 설명이 안됨.

근데 사실 좀 무섭긴하다.
아무도 없고 파도소리만 들리고 달빛덕분에 먼바다 새카만 바다가 수평선까지 또렷하게 보이니, 홀로 무인도에 버려진 느낌도 들고 스산하기도 한데, 좋다. 사람소음 다른 소음없는, 오직 파도소리만 크게 듣고 있는게 나름 꽤 어색한가보다. 버리고 비우고 잊고 기도하고.

새벽2시 강릉바다보다 훨씬낫네. 거긴 복잡한데, 여긴 야생의 맛이 나고 하나님과 단둘이 있기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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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안하게 다 사라진거같다.

찬양모임 느즈막히 들어가게됐는데 들어가자마자 드린 첫 찬양이 내 가슴을 쳤다. 나의 마음이 정말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를.

많이 울었다. 정말정말 많이 울었다. 하나님께 죄송하기도하고 하나님 왜 그러셨냐고 원망도 하고 여러가지로 좀 서럽기도하고. 얼마나 푸근하게 안겨서 엎드려서 목 놓아 울었는지 모른다. 미친사람처럼 꺼이꺼이 울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었으면 아주 큰 소리가 나게 울었을텐데 꽤 참았음에도 불구하고 터져나오는건 어쩔수 없는. 땀도나고 눈물콧물침 아주 그냥 뒤죽박죽. 에이 더러.

빠져나온 그 더러운 것들만큼 정말 희안하게 다 가져가신거같다. 내가 되게 불쌍했나보지. ㅎㅎ
혼자 완전 쌩쇼를 한 일이지만, 자존심도 꽤 상했고 많이 무너졌고 혼돈이 오면서 어질어질했다.

내가 지금 대체 뭐하는 짓인가. 라는 거.

감사.

하나님, 다시 이런 결정의 순간에는 제 약한 부분이 건드려질만한 선택은 미리 경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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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밤도 많이 늦어서 이제 가야겠는데 가기가 싫네.
파도소리 들으면서 자고싶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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